[100209] 수도권에서의 지진, 그리고 트위터


지진 발생

2010년 2월 9일 오후. 어린이집에서 찬우도 데리고 왔고 아내도 퇴근해 온 가족이 집에 있는 조용한 저녁이었다.

쿠르르릉 쿵!

집이 부르르 떨리더니 쿵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큰 충격이 느껴졌다. 마침 노트북으로 트위터 에 접속하고 있던 터라 재빨리 트윗을 하나 올렸다.

은평구 지진! 

트위터에서의 정보 공유

글을 올리고 컴퓨터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8분이었다. 기록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일시와 장소를 포함한 트윗을 다시 올렸다.

2010년 2월 9일 오후 6시 8분쯤 은평구에 살짝 #지진_ 이 있었네요... 콩닥콩닥... 

그사이 지진이 난 것 같다는 트윗이 올라왔고, 이내 현재 위치와 진동을 느꼈다는 내용이 트윗이 줄이어 올라왔다. 서울시 은평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마포구, 양천구, 강남구, 구로구, 관악구, 강북구, 인천시, 경기도 안양시, 부천시 등 수도권 중서부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트윗, 이러한 상황을 정리하는 트윗과 함께 진원지가 제주도라는 트윗도 올라왔다. 잠시 후 경기도 시흥시 부근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있었다는 트윗이 올라왔고, 곧 경기도 시흥시 부근에서 리히터 규모 3.0의 지진이었다는 트윗이 올라옴으로써 모두의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트윗이 올라온 정확한 시각을 알 수 없어 현재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진 발생 후 약 10분 정도 만에 상황이 정리되었다.

사실 진동을 느낀 직후 지진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는 했지만 ‘폭격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 전역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걸 보고는 지진이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지진. 최근 아이티에서의 지진  때문에 불안감이 없지 않았는데 트위터를 통해 상황 정보를 공유하면서 조금 안심을 하게 됐다. 물론 이런 정보 공유가 미래를 알려주거나 더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지만 적어도 방금 느낀 진동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불안해하지는 않게 되었다.

앞서 적었지만, 언제 어디서 진동을 느꼈고 어떤 지진인지 알게 되기까지 약 10분이 걸렸다. 짧다면 짧은 10분 사이에 지진과 관련된 수많은 트윗이 올라왔고 RT를 이용해 끊임없이 전달되었다. 처음 트위터를 사용할 때 RT의 위력에 놀랐었지만 긴박한 상황에 끊임없이, 그리고 재빨리 전달되는 정보에 또 한 번 놀랐다.

지진 직후부터 약 10분간 올린 트윗. 전체 타임라인은 시간이 흐른 관계로 찾기가 어렵다.

지진 직후부터 약 10분간 올린 트윗. 전체 타임라인은 시간이 흐른 관계로 찾기가 어렵다.

지진

어린 시절 서울에서도 지진이 났었다고는 하나 2~3살 때여서 기억이 없다. 가장 아찔했던 기억은 1994년 1월 17일 새벽 - 이후 오전 4시 반 즈음이라고 들었다 - LA 인근 노스리지(Northridge)에서 발생한 모멘트 규모 6.7(리히터 규모는 7.2 정도)의 강진이다. 당시 이 지진으로 72명이 숨지고 9,0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교량과 건물 등에 큰 피해를 보아 약 25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봤었다고 한다. 당시 프레즈노(Fresno)에서 모 영어학원에를 다니고 있었고, 주말을 이용해 디즈니랜드로 이동해 인근 숙소에 묵었었다 - 사실 하루 전날 LA에 가야 했지만 전날 자동차 사고 때문에 하루 연기되었다. LA에 1박 2일 가 있었는데 하필 그날 밤에 큰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같은 방을 쓰던 동생 둘과 새벽까지 카드놀이를 하다가 3~4시경 잠이 들어 지진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아침에 일행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진 이야기가 나오자 우린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함께 같던 친동생도 지진 당시 방에 있던 가전제품들이 흔들리고 떨어지기까지 해 정말 놀랐다고 한다. 자느라고 그렇게 큰 지진을 못 느끼다니…. 우리가 묵었던 숙소, 그리고 프레즈노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지진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었지만, 한국의 언론에서는 LA 근처의 고가도로가 무너지고 건물이 불타는 장면을 반복하여 방송하였고, 이를 보신 부모님은 너무 놀라셔 미국 시각으로 새벽에 나와 동생이 묵고 있던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던 일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지진을 경험해보니 워낙 예고 없이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라 대응이라는 건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끝나버렸다. 일본과 같이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는 건물에서, 그것도 지진에 대비하는 훈련을 많이 했으면 모를까 언제라도 큰 지진이 일어나면 큰일이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는 이야기는 전부터 계속 있었다. 천재지변이라는 것이 대부분 예고 없이 닥치는 것이라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늦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 2010 by 방형준(才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리베로타운의 재성才誠입니다.

개인적인 글을 제외한 모든 글은 원문의 출처를 밝히고 링크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체 글을 퍼가는 행위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수집 목적으로 전체 글을 퍼가시는 경우 비공개로 설정하시기 바랍니다.

글을 다 보셨으면 아래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또 아래에 있는 간단한 설문에 참여해주세요. 약 1분 정도 소요됩니다.
이 글의 관련 글

Trackback URL: http://www.liberotown.com/trackback/174

Comments List RSS Icon ATOM Icon

  1. JUYONG PAPA 지진하면 떠오르는곳은 역시나 일본이죠.
    저도 일본에 있을적에 지진을 몇차례 경험을 해본봐가 있어 무섭습니다.
    2010/02/22 15:29 Modify/Delete Reply Permalink

    1. 재성才誠 헙... 그러시군요... 워낙 짧은 순간에 잠깐 일어나서인지 찬우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더군요... 2010/02/24 22:56 Modify/Delete Permalink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52 : 53 : 54 : 55 : 56 : 57 : 58 : 59 : 60 : ... 214 : Next »